잔혹동화로 알려진 헨젤과 그레텔의 마녀는 정말 악당일까?

 

어릴 시절 접했던 동화 "헨젤과 그레텔"을 떠올려보면, 가장 인상적인 인물 중 하나는 숲 속의 과자집에 살며 아이들을 잡아먹으려 했던 무시무시한 마녀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다시 그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과연 그녀는 정말 아무런 맥락 없이 나쁜 존재였을까요?

 

 

🍭 헨젤과 그레텔 동화 속 마녀는 악당인가?

많은 고전 동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마녀는 사악한 존재의 인물입니다. 어둠 속에 숨어 살며 저주를 걸거나, 아이들을 해치거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의도로 등장하죠. 헨젤과 그레텔의 등장인물인 마녀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과자로 만든 집으로 아이들을 유혹한 뒤, 오븐에 넣어 잡아먹으려 했습니다.

오토 쿠벨의 삽화 Otto Kubel (1868 – 1951)

 

하지만 이런 묘사 뒤에는 시대적 편견과 공포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작가의 상상으로 펼쳐진 스토리텔링 장치가 아니라, 특정 사회 계층에 대한 상징적 표현일 수도 있다는 것이죠..!

 

🍭 중세 유럽과 마녀사냥의 역사

유럽 중세 말기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유럽에서는 수십만 명에 달하는 여성이 마녀로 몰려 박해를 받았습니다. 이들은 대개 가난한 독신 여성, 외딴 곳에 사는 노파, 약초로 치료하던 여성들이었죠.

 

 

그들은 종종 지식이 있다는 이유, 혹은 공동체 밖에서 조용히 살아간다는 이유만으로도 마녀로 지목됐고, 고문과 화형에 처해졌습니다. 당시에는 자연재해나 흉작, 질병 등의 원인을 이들에게 돌렸기 때문에 억울하게 희생당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마녀"는 실존 인물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억압받은 여성들의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되었지요.

 

🍭 헨젤과 그레텔 속 마녀도 희생자였을까?

이제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 볼까요? 이 이야기의 마녀는 외딴 숲 속, 누구도 오지 않는 곳에 혼자 살아가며, 과자로 만든 집을 짓고 그 안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녀의 목적과 행동은 분명 잔혹하지만, 그 이면에는 고립된 여성의 생존 방식이라는 해석도 가능해집니다.

 

 

과자를 사용해 아이들을 유혹하는 설정은, 당시 굶주림과 기근 속에서 생존을 위해 다른 이들의 약점을 이용해야만 했던 사회적 현실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그녀가 헨젤을 살찌워 먹으려 했다는 설정 역시 단순한 악의가 아니라 절박한 생존 욕구의 상징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고전 동화 속 마녀의 상징

동화 원작에서 마녀는 자주 ‘악한 존재’로 그려지지만, 시대와 문화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집니다. 중세 유럽에서 마녀는 종종 사회 불안의 희생양이 되었으며, 당시 사람들의 공포, 미신, 권력의 억압을 상징하기도 했습니다.

 

마녀 역시 이와 비슷한 구조를 따르는 것 같습니다. 그녀는 주인공의 시련을 만들어내는 존재이자, 어떤 방식으로든 성장을 유도하는 장치로 쓰이고 있죠. 다시 말해, 마녀는 악 자체가 아니라 시련과 변화를 상징하는 서사적 장치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많은 이야기에서 마녀는 외딴 숲, 깊은 산속, 사람들과 격리된 공간에 살고 있는데, 이는 사회로부터 소외된 존재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은 시대에 따라 ‘이해되지 않는 여성’, ‘비정형적인 삶을 사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마녀는 악한 존재라는 한 가지로 정의내리기가 어렵습니다. 시대마다, 작품마다, 그리고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으며, 우리가 알고 있던 ‘악의 화신’이라는 이미지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치며.. 악당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눈

물론, 동화는 교훈과 재미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동화 속 캐릭터 하나하나에도 시대의 가치관과 사회의 편견이 담겨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나쁘게만 여겼던 마녀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헨젤과 그레텔의 마녀는 그저 무서운 존재인 걸까요.. 오히려 그 안에는 고립, 억압, 생존이라는 키워드가 숨어 있으며, 그 자체로도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인물이라 여겨집니다.

 

 

여기까지 글을 봐 준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다음 이야기는 [피리 부는 사나이 이야기와 흑사병의 진실]에 대한 내용을 올릴 예정입니다.

 

헨젤과 그레텔 원작 동화 줄거리와 배경

헨젤과 그레텔 원작, 실화일까? 중세 유럽의 기근과 현실